DDA_DDAMAE/memory of moment

이중에 하나라도 나랑 겹치면 친구되는거야

dda-ddamae 2025. 4. 28. 12:43

 
        커서가 깜빡이는걸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핸드폰으로 글을 쓰면 글을 쓴다는 맛이 안 나서 항상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챙겨야하는데 그 무게가 실로 상당해서 늘 미루게 되었습니다. 이미 드로잉 노트와 꽉 찬 필통과 충전기와 그 외의 물건들로 가득 찬 가방에 두개를 더 추가하면 제 승모근으로 호두도 깰 수 있기에 항상 번복했고요. 가방이 가벼워야 그날 하루도 산뜻하게 마무리 되는 것이 맞지만 계속 이러고 살아와서 그런지 가방에는 항상 물건이 가득 들어차있습니다. 쉽지 않네요.

        서두를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하고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겠죠?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했는데 가방에 항상 물건들이 가득하듯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도 항상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무언가를 엄청 좋아해본 경험 누구나 있지만 저는 매번 좋아하는것이 생기면 끝장을 볼 때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 무언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마치 삶의 타임라인에 점이 크게 찍히듯 사건들이 생겨납니다. 그게 좋은 사건이던 안좋은 사건이던 크게 점이 찍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무언가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이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본 기억은 크게 없는 것 같고 사랑을 어디로 쏟아버리나 생각해보면 늘 영화나 드라마의 배우들에게 사랑을 미친듯이 쏟아본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작품들을 좋아했었는지 한번 떠들어보겠습니다. 이중에 저랑 취향이 겹치면 저랑 좋은 친구 그리고 열정적이고 진정성 넘치는 오타쿠 메이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00 STAR TREK: Into Darkness 



        이 모든 이야기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드라마 셜록으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오이로 명성을 떨치던 시절이었고 저 역시도 셜록을 보면서 그 사람에게 완전히 매료되어있었습니다. 마침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 영화에서 그가 빌런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기회를 놓칠수는 없었기에 학교앞에 있던 영화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아 개쩌는 잘생긴 오이를 개큰 스크린으로 볼수있다니 꽤 행복한 인생이겠구나 생각하면서요. 상영관 불이 꺼지고 영화가 진행되는데 또다른 사람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작 보러간 사람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였는데 상영관을 나왔을땐 극중 스팍 배우를 연기한 재커리 퀸토에 꽂히게 됩니다. 저 바가지 머리를 안좋아하고 배기겠어요? 눈썹도 야무지게 올라갔고 귀까지 뾰족이야 너무 귀여워! 너무 맘에들어! 신나버렸습니다. 잘난 배우들의 얼굴과는 별개로 스타트렉 세계관 자체가 지구는 모두 통합되고 발전된 미래사회에 우주로 다른행성으로 우당탕탕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였고 디스토피아가 아닌 밝은 미래에 대해 말하는 영화는 저를 절대 실망 시키지않기에 러닝타임내내 눈을 반짝이며 영화를 봤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크루들도 유니폼도 함선들 엔터프라이즈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요소들이 잔뜩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였기에 집에 돌아가자마자 1편이었던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을 보고 이 시리즈에 영혼을 바치기로 결정합니다.
 

보기만해도 마음 따스해지는 사진.jpg



        학교 앞에 영화관이 있어준 덕분에 같이 출연한 배우들을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던 친구랑 야자를 제끼고 영화관을 갔었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소중하게 남아있습니다. 와중에 자기객관화는 완료되어서 나는 수학 과학에는 젬병이니 엔터프라이즈 크루는 좀 힘들 것 같고 하다못해 엔터프라이즈 외벽을 닦는 사람이라도 되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입버릇처럼 떠들고 다녔습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영화 n차를 하는 회전문 고객으로 성공적이게 성장한 저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이 시리즈를 사랑했습니다. 지금도 엔터프라이즈 함선 크루 유니폼을 입을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언제든 절 불러주신다면 크루에 합류할게요! 지금도 사랑과 열정이 넘치고 배려가 넘치고 의리가 넘치고 팀워크가 넘쳐흐르는 스타플릿 함대에 입대하고 싶다고요!


01 Queer as folk

이 사진을 정말 좋아해서 시즌4 지만 올릴게요!



        퀴어애즈포크 이 드라마 만큼 저에게 어떠한 가치관을 심어준 드라마도 없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이 드라마에 한참 빠져있을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거든요. 브라이언 키니와 저스틴 테일러의 사랑이야기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 주변의 퀴어친구들의 스토리도 같이 안고갑니다. 어릴때는 드라마에 나오는 화려함을 사랑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우정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여서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시즌 5까지 제작되었고 아끼는 장면들을 따로 노트북 메모장에 적어둘 정도로 열정적으로 사랑했었습니다. 단순하게 화려한 삶만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인 호모포비아 사회문제 이야기도 담고있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조롱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거나 하는 문제들도 여과없이 담아냈고요.
 

저스틴을 모두 선샤인이라 부르는이유.gif



        시즌이 거듭될수록 주인공들이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이유는 늘 당당해보이고 자기확신에 차있어도 어떠한 사건들로 유약해지는 모습이 보인다던가 그걸 지켜보며 고작 그런사건따위로 당신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습이 있다던가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끝없이 탐구하고 스스로 선택해간다던가 결국 서로를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니 서로를 존중해서 구속하지않고 서로를 보내준다던가 하는 그런 모습이 있어서라 생각하고 그들의 삶에서 닮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점들을 가지고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별개로 이 드라마에서 항상 “콘돔 없으면 섹스 안 한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덕분에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대사가 얼마나 맘에 들던지. 고마워요 브라이언 키니!


02 Star Wars: Rogue One / Star Wars: Last Jedi


        이 시리즈를 빼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겠죠? 너무 유명한 시리즈 스타워즈 사실 스타워즈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봤을땐 얼렁뚱땅이었습니다. 아빠와 자주 조조영화를 보러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빠의 룰은 내일 영화 보러가자고 해놓고 제목은 당일 날 출발할 때 알게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는데 당시 저의 첫 스크린 스타워즈는 Star Wars: Rogue One(2016) 이었습니다. 당시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너무 절망적인 기분을 느끼면서 이게 맞아..? 꿈도 희망도 그 어떤 것도 없어 상태로 극장을 터덜터덜 걸어나왔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로그원을 보시면 돼요!) 이제는 그것이 스타워즈에 참맛(?)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작품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지만 당시에는 스타워즈는 다 이래? 너무 어두워 너무 슬퍼 너무 힘들어 너무 잔인해 이게 맞냔말이야 하며 절망했었기에 한동안은 스타워즈를 멀리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스타워즈 새 신작을 마주하게됩니다. 스타워즈를 사랑하게 만든 Star Wars: Last Jedi(2017)가 개봉해버린거죠. 그전에 깨어난포스를 봤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요. 아마 봤는데 그렇구나~하고 넘어간 것 같습니다. 레이라는 여성 주인공을 필두로 여성지도자들 여성파일럿등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점에서 제가 사랑 할수밖에 없었고 라이언존슨 감독이 만들어낸 장대하고 아름다운 화면들은... 지금 생각해도 스크린으로 그 장면들을 본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걸 작은 화면으로봐도 대단한데 큰 스크린으로 본다는게 얼마나 감동적인 시네마적 경험인지 소중하게 생각하게됩니다. 영화가 내려가고난후에 라스트 제다이는 따로 응원상영회도 갔었는데 그때 받았던 귀여운 야광봉을 하단에 보여드리겠습니다. 라이트사이드 다크사이드로 일부러 파랑 빨강을 요청드렸고 아직 제 방안 서랍장에 고이 모셔져있습니다. 라스트 제다이를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 라고 말하고싶을 정도로 이 영화는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마치 현대인의 기초소양을 완독하듯 예전에 나왔던 영화들을 모두 독파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편은 시스의 복수와 라스트제다이예요!
 

스타워즈 시리즈를 모두 완주한 후의 내모습.jpg

 
 
03 John Wick 3(Parabellum)

 
        사실 이 영화를 말하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말해도 무방합니다.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영화 지금의 나를 만든 영화 앞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기억으로 살아갈 영화 이렇게까지 오버하는 이유는 다 있습니다. 2019년 대학을 현역으로 휴학도 없이 바로 졸업해버린 제가 1년간은 맘대로 놀고먹겠노라 다짐했던 그 2019년에 이 영화가 개봉을 합니다.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림도 엄청그리고 안하던 일들도 해보고 이때 키아누리브스에 완전히 꽂혀서 필모깨기 하느라 마침 필모 재개봉도 쏟아져나올때라 신나게 1년을 보냈습니다.
 
        당시에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올나잇 상영회를 했었는데 1편부터 3편까지 밤새 연달아 상영을 해주었고 그걸 두번정도 가고 첫차타고 집에 돌아오는 모험도 해봤으며 그때 알게된 사람들과 지금까지 연락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소리만 들어도 대충 어디서 존윅이 총질을 하는구나 알만큼 너무많이봤고 평생 볼만한 횟수를 다봐서 이제는 한창때의 추억으로 소중하게 간직하고있습니다.
 

당시에 재개봉해준 필모 두개

 
04 Red White & Royal Blue

 
        가장 최근에 나에게 잃어버린 세상을 다시 찾아준 작품이라 하면 레화로블이라 할 수 있는데 항상 알고리즘이 추천을 했지만 어쩐지 미루고 미루다가 올해 1월1일에 마음먹고 보게되었고 영화가 끝나자마자 원작소설을 바로 결제하고 원작소설도 도착하자마자 3일만에 500페이지에 달하는 그 두꺼운 책을 다읽어버리고 영화에서는 다 느끼지못한 주인공들의 감정변화 관계성들을 보고 마음속에서 사라졌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가 말하는 조건이라던가 기준같은것들을 던져버리고 상대방 그 사람자체를 바라보는 그 마음을 다시 알게해준 작품이라 20대시절에 가졌던 생각들이 지금 정말 많이 달라졌고 지금도 마음이 차가워지려하거나 사랑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면 이 영화를 틀어놓거나 책을 다시 읽어볼만큼 진심으로 이 작품을 사랑하고 있고 더불어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 알렉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스스로 양성애자 바이섹슈얼이라는걸 깨닫게 되어서 앞으로의 삶이 또 어떻게 변화해갈지 궁금해지게만든 터닝포인트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오해했다가 오해가 풀리고 숨겨왔거나 말하지 못했던 말들이나 마음들을 모종의 계기로 용기내서 말하고 고백할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 단순히 사랑이야기로만 설명하기엔 저에게 의미가 너무 커져버린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보고나서 스스로 문제를 피하지않고 마주하고 돌파해낼 용기를 얻었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망설임 없이 지금 마음이 가는대로 진정으로 사랑해버리는 그 마음을 아끼지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작품이 단순하게 즐거움만을 주는게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는다는건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이기에 창작자는 독자와 관람자로 하여금 더 나은 더 희망적이고 더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걸어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은 이후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되어 요즘 독서도 시작했고 스스로를 숨기지않고 더 솔직하게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되어서 예전보다는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게되었으니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은 앞으로도 행복하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소망하고 응원할예정입니다. 이 작품을 만들고 이 작품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완성해낸 모든 영화 제작자들 배우들에게 항상 사랑과 행운이 가득하길 내 삶을 바꿔버린만큼 앞으로도 그런 행보들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05 그외 내가 사랑한 영화, 드라마

        Rock of ages(2012) : 모두가 톰크루즈 쿠소 필모라며 놀리지만 나에게는 인생영화 살다가 희망이 부족하다 싶으면 원곡말고 캐스트 버전의 Don‘t stop believin' 한번 들어주면 눈물이 날정도로 힘이 난다. 사실 어제도 캐스트 버전듣고 벅차올랐다네요.
        Atomic Blonde(2017) : 이 영화의 비주얼을 싫어한다면 저랑 겸상 못합니다. 아무튼 못합니다. 제 밥상머리 근처에도 오지마세요.
        Grace and Frankie(2015-) : 드라마 챙겨보기 절대 안하는 내가 유일하게 나오자마자 꼭 챙겨보는 드라마 넷플릭스 존재의 이유 이 드라마 본사람 프랭키같은 할머니가 되고싶다는 생각 한번은 해봤을걸 일단 나는 그랬음!
        Trainspotting(1996) : 영국 에스테딕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콩가루가 펄펄 날리는 친구들 이야기 그저 작품으로만 좋아합시다 절대 따라하지마세요의 정수 에스테딕은 에스테딕으로만 남겨둡시다 하지만 너무너무 제취향이예요 영화
 

        너는펫(2003): 다들 꽃보다 남자가 좋다 뭐가 좋다 얘기하는동안 멀뚱하게 서서 너는펫이 진짜 좋은데.. 하는 사람이 저입니다. 로맨틱 코드가 이 드라마같은분이라면 저랑 아마 잘 맞을지도.. 아닌가.. 아무튼 그럴지도... 주인공 스미레가 너무 저같아서 볼때마다 그를 안아주고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스미레라면 안아주는걸 어색해 할테지만요.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살기 싫을때 다 팽개치고 고요하게 있고싶을때 항상 보는 영화
 
 
 
 
+ 생략된 작품들이 정말 많고 굵직하게 기억나는 작품들만 꺼내온거라 이 영화들만으로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한번은 써보고싶던 이야기였고 글쓰는게 오랜만이고 사진도 찾느라 꽤 뒷심이 부족한 기분이 드는건 기분탓이 아니라 사실인걸로.. 포기하지않고 마무리 한것으로 만족하고 글을 줄여보겠습니다. 제목그대로 이중에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한두개라도 겹친다면 저랑 이야기가 잘통할것같다는 근거없는 확신을 하며 갑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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