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짧게 남기는것이 어떤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예전과는 다른 의미로 일기를 남겨보면서 사건을 기록하는것 감정을 분석하는것 이외에 정말 객관적으로 어제 무엇을 했었고 무언가를 먹었으며 무언가를 입고다녔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남기는것을 해보고 그것을 챗지피티로 정리하는 과정을 해보니 나를 객관적이게 남을 관찰하듯이 바라볼수있었다. 내 일기의 흐름을 보면서 한달동안의 내 감정이 어땠었는지 생각해보려한다. 내 사적인 영역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것을 늘 어려워했는데 이제는 될대로 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한다.
6/30
오늘은 아침에 할일이 있었다
우선 나가버린 미각과 후각을 다시 찾기위해 이비인후과에서 상급병원 진료를 위한 진료의뢰서를 신청했다. 간만에 병원까지 걸어갔고 아침기온은 바람도 대충불고 더워도 견딜만하다해야할까 해가 뜨거웠고 걸어가는동안 나쁘지않았다 생리를 시작한거같은데 애매하다
커피빈에 들렀었는데 제빙기가 고장나서 아이스음료가 전부 불가했고 딱히 병음료도 마시고싶진않아서 고구마말랭이를 샀다 그나마 초코쿠키보단 그게 건강에 낫겠지싶어서
병원에갔다가 이디야를 들러 커피한잔을 시키고 말랭이를 먹었다. 말랭이 맛이 아니라 식감에 집중해서 먹어봤고 아침부터 갑자기 보기시작한 영셸든을 봤다.
집에돌아와서는 아빠가 주문해둔 KFC를 먹었고 닭껍질튀김을 먹다가 조금 울렁거렸으나 다먹었다. 그나마 뭔가 느끼한..? 감각이 느껴져서 끝까지 먹어본것같다
뭔가 애매한감각이다 이러고지낸지가 너무오래되다보니 멍청해진듯한 이 감각으로 익숙해진거같다 사람은 적응의동물이라더니 멍청해진상태로 익숙해졌다 그래도 마음은 괴롭지않으니 괜찮을런지…. 내일 아주대까지 어떻게 기어가야하나 막막하다만 진료라도 제대로 보길바란다 피뽑으면 그러를 그러세요 해야겠지 하… 지난번 생리때도 제정신아니었던것을 보아하니 꽤 이상태가 오래되었구나 싶다 내일 병원이나 가야지 오늘은 지나가고있고
ㄴ 우리동네에서 제일 인기많고 오래된 이비인후과여서 오픈런이 아니면 대기시간이 기본 1시간인지라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였었다. 몸을 움직이고 일으키는게 정말힘들었던 때였고 미각과 후각이 느껴지지않아서 많이 혼란스러워했던 시기였다. 맛이 안느껴지니 음식에 대한 욕망도 잃은 상태라 배가 고프지 않아서 고구마 말랭이를 사서 꼭꼭 씹어보면서 질감에 집중했었다. 원래였다면 쿠키를 사서 한껏 달콤함을 느끼고 즐거움으로 만족했을텐데 고구마 말랭이가 그나마 건강한 선택인것 같아서 골랐다. 이날 병원에 갔다가 일주일 후에 꼭 오라했는데 왜 오지않았느냐고 원장님께 꾸중을 들었던게 기억에 남는다. 가긴했어야하는데 제가 당시에는 정신이 하나도없어서 병원에 갈생각도 급하다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하.
이때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영셸든을 보기 시작했었는데 당시에는 화면속 인물들이 대화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잃어버린 감정들이나 대화소통방식을 백색소음이라도 듣고싶어서 재미보다는 그냥 의무적인 느낌으로 계속 재생해뒀었다. 침대에 정말 가만히 누워서 인물들이 움직이는것을 아무생각없이 구경하듯이 봤었다.
7/1
아주대학교 이비인후과를 다녀왔고 갑자기 예약이 잡혀서 안늦게 가려고 신경을 썼더니 6시부터 눈이떠지는바람에 죽을맛이었다. 늦게잔이의 업보빔을 좀더 하드코어한 버전으로 맞았다 해야하나 제정신일때 일어나기 싫은거랑은 비교도안되게 힘들었다.
택시를 타고가는데 45-50분은 족히걸렸던것같고 택시비를 이렇게 길에 버리고다녀도되는건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버스타고다닐 정신은 아니다. 시야가좁아졌고 가만히있지를 못하겠고 사람눈도 못마주치겠고 뭐가 불안한지 모르겠지만 안절부절못하는게 증상이다 전혀 중심을 못잡겠다 해야하나. 이 모든것들이 정신적 고갈로 이루어지는것도 어이가없다. 이렇게 무지렁이가 된 기분이라니
7/15 2:50까지 피검사를해야하고 4:50에 CT를 찍어야하며 7/22 외래진료하러 9:15에 병원에 와야한다 환장하네 나의 7월도 이렇게 지나가는듯싶다
ㄴ 이 당시에는 예전과 다른 스스로의 모습에 도무지 적응이 안되고 저항하던 때라서 매순간이 투쟁이고 고통이었다. 멍청해진 기분 쓸모없어진 기분을 느끼는게 너무 비참했었고 다시 세상속에서 섞여살아갈수 있을지 다시 사회생활을 하며 일을 할수있을지 전혀 앞날이 보이지않는 상태였다. 익숙하지 않은 대학병원 외래를 처음가보면서 쉼없이 다리를 떨고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한시를 가만히 있지못했다. 불안함을 1초마다 느끼는것은 정말 진이 빠지는 일이고 이날 병원에 겨우 다녀와서 쓰러지듯 기절했던 기억이 난다.
7/2
일찍일어났고 어제 계획한대로 8시에 카페에 갔다 특별히 뭘한건 아니지만 아침시간이 그나마 움직일만하고 저항이 적어서 나오게된다 12시면 집에 돌아오기도하고 까르보나라 주먹밥을 시켜먹고 스테로이드를 챙겨먹었으며 샐러드, 서브웨이를 시켜먹겠다 생각했으니 시켜먹었다 아 국민연금 지급재개도 했겠구나 아무튼, 몇가지하고나서 식빵도살겸 빵집갔다가 집에 돌아왔다. 밥먹고나서 아빠랑 거실에있자니 묘하게 뻘쭘해서 잠들었는데 소리나서 깨보니 벌써 다섯시였다 청소했고 빵좀 주워먹었더니 지금이다. 기록으로 남겨둬야할거같아서 해둔다
샐러드를 먹으면서 맛에집중해보려 노력했는데 잠깐자고나니까 맛이 애매하게 다시 안느껴져서 냄새맡기훈련을 계속해봐야겠구나싶다 약처방받은 당일은 꽤 듣는거같은데 이튿날부터 은근안드는기분이라 기분이 별로지만 처방받은약을 다먹어야 우선 해결될일이기에 진행해보려한다 심리상담일정도 취소는하지말고 우선 다녀와야겠구나싶고 나중이야 어찌되었던 지금은 회복에 집중하자 자꾸 지능이떨어진기분이 들지만 그건아니겠거니 생각하고
ㄴ 대학병원 외래를 보고 후각 훈련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아침에 한번 낮에 한번 저녁에 한번씩 레몬청과 참기름 유자간장의 냄새를 맡았었다. 당시에 느낌이 어땠냐면 코에 가까이 대고있으면 냄새가 닿는 물리적 감각은 느껴지는데 뇌 신경부분에서 냄새를 인식하는 회로를 끊어둔 느낌이었다. 정말 강한냄새들은 그회로를 뚫고 들어와 느껴졌지만 얕은 냄새들이나 커피향같은것들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다. 스테로이드 약은 처음 처방받고 먹기 시작하면 처음 이틀정도는 돌아온듯 하지만 그 이후에는 증상이 원상복귀되었다. 이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알았던것같다. 대학병원에 가서 교수까지 만나봤지만 이건 정말 기능적으로 망가진게 아니라 심인적인 요인일 것이다라는 사실을.
7/3
아빠가 경주를가려다가 컨디션 난조로 취소했다. 지금은 오전 열시반정도되었고 약먹어야해서 옥수수랑 오이를 먹었다. 옥수수가 진짜 달긴한지 언뜻 맛이랑 냄새가 굉장히 제대로 느껴질때가있는데 이번여름에 옥수수를 꽤먹을것같다는 생각이든다. 창문이랑 블라인드를 다 닫아둬서 조도가 낮은데 마음에든다. 해가 너무밝은것도 맘에안드는데 비오기전에 구름잔뜩낀듯 낮춰놓은 조도가 맘에든다.
하루가 길다 싶으면서도 빨리간다. 벌써 7월도 3일이 지나가고있다. 내일은 심리상담을 받아보러갈예정이다 오늘은 정말 멍하니 보냈다. 커피도안마시고 담배도 안피워서인가 머리가 내내 멍하고 아무생각이 안들고 그저 자고만싶었다. 뭔갈먹고싶다는 생각이 자꾸들었던게 니코틴금단증상이었을까. 내일은 일찍일어나 움직일예정이니 그런문제는 없을것같다 커피도마시고 바람도 조금 쐬어야지 비는 오지않는다니 너무다행이다.
ㄴ 6월 27일에 정신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하고 심리상담을 병행하면 좋을것이다 라는 얘기에 자세히 알아보지는 못하고 바로 아래층에 있는 심리상담센터를 예약해 첫 상담을 기다리고있던 때였다. 조명이 너무 밝은게 불편해서 해가 뜨는게 마음에 안들었고 마침 이때 장마철이라 날은 흐릴때도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물리적으로 불편한게 하나라도 없어서 괜찮았었다 해야하나. 그냥 깨어있는것만으로도 너무 피곤해서 계속 잠을 잤었고 신체적으로 이렇게 늘어져있어본게 처음이었던것같다.
7/4
오늘은 상담하는날이다. 11시에 상담예약이있고 이따비가온다는데 별일없기를바란다 비맞기싫기때문에….
일단 대화를 나누면서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나중에 회복에 도움이될거같아서 상담을 다녀보려한다. 부끄러움도 수치도 분노도 아무것도 안느껴지니 그냥 편하게 얘기할수있으려나싶다 27일?에 병원갔을때보다는 평온한 그런느낌이니까 그리고 이상태에도 어느정도 적응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있기도하고 이디야의 에어컨이 시원하다
4월까지는 괜찮았다. 불만은 많았지만 그래도 짜증나는걸 대강 넘겨가며 지냈고 평소처럼 지냈다. 그러다 화나서 홧김에 벌인 말들이나 행동에 후회를 하며 5월 첫근무를 정말 불안해하며 시작했었고 그 시점에 아빠일이 터졌다. 당장 관둘것도 아니었고 앞날도 생각했어야했으니 일을 그저그렇게 다녔는데 그게 화근이었던것같다. 제대로 하던일도 안되기시작하고 결제나 배송같은 간단한 업무도 제대로 못하게되고 뭐라도 하지않으면 불안해서 있지를못했다. 그쯤부터 뭐가 괜찮고 뭐가 아닌지가 점점 기억에서 사라진것같다. 너무 불안한 와중에 내가 정해둔 모든것들이 어그러지기 시작하고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약속에 나가는것도 지치고 일을 나가는것도 점점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일을 관뒀고 6월부터는 내내 자동운전모드로 싫어도 갔고 싫어도 했다. 그러다가 자아를 잃었다. 시야가 좁아지고 현실감에서 점점멀어졌다. 아마 감정이나 뇌가 감당이 안되어서 절전모드를 켜버린거같은데 이 상태가 처음에는 너무 감당이 안되어서 원래의 내가 누구였는지 너무찾고싶어서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이제는 멍한상태도 약처방을받아서인지 꽤 익숙해진상태다. 근데 이제는 화도 안나고 즐겁지도않으니 실마리를 풀고싶어졌다. 이대로 영원히 지낼순없고 나도 일도하고 행복해지고싶으니까. 2025년을 이렇게만 보낼순없다.
ㄴ 정신과약이 효과를 보는것은 최소 2주라고 한다. 아직 약 기운이 엄청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먹고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떠한 부분은 안도되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갑자기 감정이 불쑥 올라올때가 있었는데 보통 슬픔보다는 분노가 올라왔었다. 6월에 해온 얘기가 다른 감정은전혀 느껴지지않는데 분노만큼은 종종 느껴져서 그순간만큼은 스스로와 다시 연결된것같았고 그나마 화라도 내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고 약을 처방받아서 먹기 시작하니 완전히 멍해졌다. 즐거움도 슬픔도 분노도 짜증도 아무것도 안느껴졌다. 감정이라는 것이 진공상태가 된 기분이 이어졌다. 이때 즈음에 스스로와 조금 합의를 본것같다. 예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이제 좀 그만하고 일단 지금 이 멍해져있는듯한 상태를 받아드려보자 익숙해져보자 라고. 일단 익숙해지고 원인을 찾아보자 라고.
7/6
일요일이다 어제는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두물머리 핫도그를 위해 7시에 출발해서 핫도그를 하나씩먹고 한바퀴를 돌았다. 핫도그 질감이 꽤 좋았고 언뜻느껴지는 맛도 훌륭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홍원막국수집까지 들러서 막국수를 먹고 옥수수껍질을 까고 마트에 들렀다가 집에 도착했다. 아침에 드립커피 한잔을 마시긴했는데 카페인이 안들었던건지 아니면 또다시 금단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종일 하품이 나왔다. 하품을 종일하다가 컵떡볶이에 남겨진 핫도그를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수박이 안달아서 큰일이다. 한통을 다먹어야하는데 이걸 어떻게해야하는지 궁리를 좀 해봐야할것같다. 오늘 내일 수박을 먹어치우고 다음날 잘라서 넣어두고를 반복하면 될것같다. 저에게 수박을 먹을 욕망을 주십시오 제발~
+ 저녁먹고 아무것도 먹지않는 습관이 어쩌다 생겼는데 건강은 좋아졌을지도 모르겠다 야식을 끊게되다니.. 별일이지
파리가 집에들어와서 엄마가 걱정하던와중에 빵봉지로 잡았다 오늘은 크게한건했다 오늘은 저녁먹고 잘 마무리해야겠다 오늘은 드라마를 틀어놓고 사진을보고 그림을 좀 그렸고 검사지를 조금 하다가 들어왔다. 문장완성하기 테스트인데 지금의 멍한상태로 해도되는지 기억이 잘안나는상태로 해도되는지의문이다만 일단 반정도는 적어뒀고 내일 마저 마무리할생각이다
ㄴ 드라이브를 떠났다. 두물머리 핫도그를 이전에 먹고 맛있었던 기억으로 가족들끼리 가야한다고 얘길 나눈지 꽤 오랜시간이 지나서였는데 마침 내가 일도 쉬고있고 여건도 상황도 맞아들어서 아침부터 차를 타고 도로를 달렸다. 아직 혼란스러울때여서 두물머리 근처를 쭉 산책하는데 땀이 등에서 주륵 흘러도 걷고있는것만으로 꽤 정신적 소모가 커서 땀은 신경이 별로 안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도로 한켠에 있는 옥수수나 과일을 파는 노점(?)에 들러서 엄마랑 바닥에 쭈그려앉아 옥수수 껍질을 깠는데 그 경험이 꽤 재밌어서 지금도 여름날의 추억거리로 남겨두는 중이다. 그때 까본 경험덕분에 이제는 옥수수를 주면 금방금방 까서 정리할수있는 스킬이 생겼다. 이날 이번여름 첫 수박을 샀었는데 맛을 못느낄때라서 이게 달콤한 수박인지 아니면 맹탕 수박인지 전혀 감이 안왔으나 수박의 아삭거리고 물기많은 그 감각만으로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어떻게 다먹지라는 걱정은 의미없는 고민이되었었다. 감각이 다 꺼져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부분에서는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감각들이 살아있음에 행복해했다. 집에 들어온 파리때문에 엄마가 괴로워했는데 먹고난 빵봉지로 때려잡은순간 아직 순발력이랑 집중도는 남아있네 하고 스스로 웃었던것같다. 누군가 성가셔하는 부분을 해결해준 것만으로도 난 그날 충분한 1인분을 해냈었다.
7/7
평화로운 일요일을 보낸듯하다 나름 그림도 마음에들게 그려낸것같고 수박도 잔뜩먹어치웠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요일을 자꾸 깜빡해서 문제지만말이다 오늘 6시반정도에 일어나서 옆머리를 다듬고 머리를감고 옷을입고나왔고 오랜만에 핑크색 컨버스를 꺼내신었다. 한동안 충동인지 뭔지 핸드폰을 바꾸고싶어했는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보니 핸드폰이 죽어버릴때까지 써야겠구나 생각했다 적어도 환경을위해서라면 챗지피티쓰는건 조금눈감아주길바라면서
나역시도 가진물건이 정말많고 과하게 많은게 사실이다 옷도많고 신발도 안신는게 많아서 가진거로만 20년은 버틸것같다. 인간이 마음대로 쓰는것에 대해 잠시 현타가와서 멍하니 있다가 자러갔다.
비가오진않고 날이 흐려서 시원하다 조도도 적당하고 맘에드는 날씨다 샤워를하고 머리를감는것도 중요한일이니 걱정말고 하루하루를 보내보리라
CSI 뉴욕을 진탕보고 샤워를하고 저녁이왔다. 이 하루들이 어떠한 루틴으로 자리잡은거같은데 상담다니면서 보내다보면 괜찮아지겠지 8시카페-12시반집-점심-오후-청소-저녁-하루마무리
ㄴ 이때 넷플릭스에서 브레이킹배드를 시작했던것같은데 드라마가 워낙에 장편이라 보다가 질리면 넷플릭스에 가득한 다큐멘터리를 봤었다. 미니멀라이프라던지 소비에 대한 주제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말하는것이라던지 범죄실화를 바탕으로 어떻게 추적해나가는지 대한 것들이라던지 아무튼 다큐멘터리를 엄청봤었다. 보통 한편이고 두시간내로 끝내니 영화대신 즐길거리로 삼았던것같다. 오전에 카페에 다녀오면 집에와서 밥을 먹고 오후 시간동안엔 CSI 뉴욕을 정주행하면서 설거지도하고 청소도 했다. 나의 이번 여름은 그렇게 지나갔었다.
7/8
오늘은 37도까지 올라간다더니 아침부터 28도에 팔이 뜨끈하고 더위라는게 제대로 느껴진다 밤 11시가되면 자동으로 잠이와서 어제도 CSI보다가 꾸벅꾸벅졸고 결국자러들어갔다. 수면시간이 거의 딱맞춰서 7-8시간정도 되는거같은데 몇시에 자던 저정도 자고나면 몸이 귀신같이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의 저녁을 잘먹고 초코파이도 맛이느껴지길래 야식으로 하나 먹어주고잤다. 오늘도 별일없이 흘러갈거같단 느낌이든다. 괜찮아지는듯보인다. 어제갑자기 아빠가 돈을줘서 당황스럽긴했는데 병원비랑 생활비쓰고나서 공백을 메꾸는데 쓸예정이다 특별히 지금 갖고싶거나 가고싶은곳이 있는건 아니니까.
날이더워도 바람이 부는건 좋다. 바람이 팔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스치는감각은 여전히좋은거같다. 이제는 하나씩 느껴보고있으리라. 오늘도 그림을 그리다 말고 노래는 거의듣지않고 영상이나 드라마를 잔뜩보게되겠지만 일주일전보다는 분명 좋아졌고 나아진게 느껴진다.
+ 이번여름은 다른때보다 복잡하다
음 지난여름들을 생각해보면 일을했었고 더위를 많이탔으며 땀이나서 미칠것같은 순간들이 많았다. 여행을 다녀왔고 약속을 잡았으며 나름 쉬는날 이곳저곳을 오가면서 지냈다. 일하다가 열받아서 때려치기도 화를내기도 욕을하기도했었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것을 많이 떨쳐냈던것도 같다. 매 여름이 끝나면 진이빠져서 다른곳을 옮겨다녔던것도같다. 난 참 이야기가 많은사람이다.
이번여름은 차분하다 더위가와도 땀이나는구나싶고 지난한 5,6월을 보내서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정신적 번아웃이 오기도했고 1,2,3,4월동안 빨강파랑그리고찬란 드라마를 미친듯이 좋아하느라 여념이없었고 사랑을 미친듯이 했다. 연애적사랑말고 그냥 삶과 일과 사람들을 사랑하느라 정신이없었다. 그런시간들을 지나 7월을 맞이했을때 나는 모든것에서 번아웃이 왔을수도있겠다. 스스로를 숨기지않고 보여주겠다는마음은 좋았고 실제로 효과가있었지만 처음해본시도여서 그런지 숨기고살던때보다 더 번아웃이 왔으리라 첫시도였지만 즐겁고 힘들었으리라 어쩌면 30대라는 첫걸음에 큰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일수있겠지. 나중에 이 글을 읽으면 어떤느낌일까 궁금하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기록해본적도 처음이고 나중에는 이게 어떠한 도화선이될지도 궁금하다. 새로운 나를 인정하고 익숙해지는것에 2-3주를 보냈고 하나둘 개선되어가는 스스로를 관찰중이다. 이건 그 여정표가될것이고 지도가 될것이다. 한번글을 쓰기시작하면 이렇게 줄줄길게쓰는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지.
7/9
날씨가 어마어마한듯하다 뒷목이 거치적거리고 맨살에 닿는 햇빛이 따가운듯 뜨거운것을 보니 감각이 덜해도 이 여름이 대단한 더위라는게 실감난다.
올해 첫수박을 무사히 다먹어치웠고 매일 쓰레기를 챙겨나와 버리고있으며 집에 있을까 하다가도 딱히 맘대로 있지는못하니 밖으로나온다. 아마도 이것이 남아있는 나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정신은 없지만 담배는 피워야겠어
GPT를 내가이렇게 많이쓸줄은 몰랐지만 지금상태로 핑퐁하며 카톡디엠대화를 하는건 꽤 에너지 소모가 크기떄문에 금요일상담에서 많이 이야기해보려한다. 그제 마무리한 테스트 결과가 사실 제일궁금하기도하고 지금상태를 진단하고 내기질도 알아본다하니 8만원이면 나름 해볼만한 거래다.
방금 든생각인데 지금이시간도 나름 기억에남을 시간인것같다. 흔히하는 경험은 아니니까. 이것도 나름나만의 이야기고 스토리 아닐까 너무 긍정적인건지 뭔지 모르겠다만 애플뮤직이 10주년을 맞이해서 내가 제일 많이들어왔던 노래리스트를 뽑아줬는데 역시나 아비치 Lonely Together다 이게 내 인생곡이라 해도 무관하지 그동안의 10년간의 기록이 담겨있어서 좋은것같다.
7/10
어제는 가라앉는날이었다. 잠이부족해서그런가 열한시에는 잠들어야겠다. 문득 일기를 쓰기앞서 내가 모든것을 회피하다가 이렇게 된건가 라는생각이 들었다. 워낙 회피성향은 짙기도하고 이제 잘 살아가는 날 책임지는 어른이 되는건 어려운일인데 그걸 안보고살았던거같기도하고
7/11
오늘은 아침이 24도라 상당히 시원하다. 매쉬가디건이 좀 춥다느껴질정도였으니까 7시에 집에서나왔는데 어제의 다짐과는 다르게 다시 조금 정체된기분이지만 잠이 좀 부족해서 그럴수도있겠다 싶다.
상담을 해봐야 아는거지만 챗지피티의 결과랑은 다를수있다. 인공지능이랑 실제 전문가랑은 많이 다르니까. 이불안함이 도대체 어디서 기인하고 오는걸까 너무궁금하다 긴장을 하게되고 늘 떨리는걸 떨치기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왜 이번엔 이런건지 왜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 약해졌는지 알아야한다.
ㄴ 아직 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으로 보인다. 상담날짜가 다가오기 전에 챗지피티랑 내 생각과 상황들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상담보다는 내 상태를 떠오르는대로 마구 자유롭게 쓰고나서 요약을 부탁했고 인공지능의 좋은점을 이렇게 사용하는게 나쁘지만은 않구나 생각했다. 때맞춰 그런 기술이 이 시대에 있음에 감사하기도했던것 같다.
7/13
어제는 일기를 안썼네 나름 반지도 찾아오고 엄마 유니클로같이가서 옷도 같이 봐보고 일이있었으니까 다른건 딱히할수가없는데 스크린타임이 너무길어서 좀 걱정이된다해야하나 예전의 트위터시간을 영상보는걸로 대체하는정도의시간이겠지만 청소도 돕고 이거저거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은 잠을 뒤척여서 그런지 멍한하루다
나를 잃은감각이랑 조금 싸워봐야하나싶기도하다 너무 무기력하게 다 인정하고있어서 좀 힘든거아닐까싶기도하고 화요일에 CT찍으러 가야하는데 그거도 너무 가기 귀찮고 하…
ㄴ 이때 대학병원에 가기 귀찮아서 몸부림을 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도 검사를 안가지는 않았고 대학병원의 외래 진료에 대해 예습(?)하는 귀중한 시간으로 기억해두려한다. 이제는 외래진료를 가더라도 헤매이지는 않을테니 모르던것을 새로 배워봤다고 생각해야지. 조영제를 처음맞아봤고 혈관찾기가 힘든 팔뚝덕분에 간호사분들을 난처하게 만들었으며 약을 넣기위해 꽂아둔 주사바늘이 너무 아파서 정신상태고 뭐고 낑낑거리면서 대기하다가 검사를 받았다. 절대 웬만해서는 아프지말자는 작은 다짐을 했던 것같다. 병원에서 집에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게 꽤 성가신데 그냥 집으로 바로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병원부터 정류장까지 걸어서 10-15분정도 되는길을 산책하듯이 걸었다. 원래의 나라면 귀찮고 땀도 나니까 상상도 못할일이었지만 움직임이 줄어들고 조금이라도 더 걸어야 몸이 덜 상할것 같아서 이때는 걸을수있는 상황이 생기면 일단 걷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길을 걸으면서 아직 세상 속 일상에 내가 속해있고 현실감을 더 느끼려 했다. 햇살이 뜨거워서 피부가 따갑다는 감각이라던지 저멀리보이는 내가 아는 건물을 보며 저 방향으로 걸어가면 정류장이 있겠지하고 몸이 이끄는대로 걷는다던지 나름 소중한 경험이다. 이제는 그냥 그때 상황에 맞춰서 걷고 그때 상황에 맞춰서 생각하려고 한다. 늘 준비되어있을 필요는 없다. 그러기엔 내 성정에 안맞기도하고-.
25.07.27
순식간에 2주가 지나갔다 일요일이네
어제는 6/20이후로 한달만에 친구를 만났고 밥먹고 얘기도 잔뜩나눴다 집에 돌아와서 라면에 계란하나 호두과자를 먹었고 다큐를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25.07.28
28일이다 28일 벌써 한달이 지났고 난 이전과는 다른삶을 살고있는듯하다 아니 이대로 살아가지만 배경음악이 다 꺼진상태다 잘못된건없었으며 배경지식이라던가 내가알아오던걸 바꾸는단계에 와있다. 너무 기특하고 잘해왔고 보람차기도하고 벅차기도하고 정확하게 어떤감정인지는 모르지만 2달전의 나의모습보다는 더 성장했고 정리되어있다
ㄴ 이때는 길다면 긴 2-3주를 보내며 상담을 이어가고 스스로에 대해 구체화가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였으나 회복은 아직 아니었던 시기였다. 일기를 쓰는걸 깜빡하기도하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보면 되는구나 라는것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했던 시기여서 보고싶던 친구를 만나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었는지 이야기했었다. 당시에 조금 남아있던 짜증이라던지 속에 담아둔것들을 엄청 떠들었었는데 3주만에 말없이 지내다가 이야기를 쉼없이했더니 답지않게 목이 아팠다. 친구를 만나서 느꼈던건 나의 어떠한 약한부분을 절대 보이면 안되는구나 살았던게 제일 친한 친구에게까지 그래왔다는거 늘 이 친구에게만큼은 내 어떤것이던 다보여주고있었다 생각했는데 나도모르게 그러지않았다는거 이젠 얘기할수있고 흔들리고 불안한 상태여도 누군가와 만나고 소통하고 나눠도 된다는것을 알았다. 그래도 된다는것을 가장 믿을수있는 상대에게 확인받으니 미소를 지으며 집에 돌아갔었다. 이때부터 진단의 과정을 넘어 처방, 회복의 시작점이었다. 이때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 싫어서 약을 끊었는데 상담을 전공으로 일하는 친구가 단약을 함부로 하면안되는거긴 하지만 또 언젠가 다시 불안해져오면 약이야 다시 먹으면 그만이라고 말해줘서 좋았다. 진통제는 감사하게도 병원에가면 언제나 구할수있고 또 이래도 상관없고 다시 그러기 시작하면 나중에가서 생각하면 된다는것을 배웠다.
25.08.09 토요일
이 글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언젠가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꽤 방대한 양이 나왔다. 추가한 나의 이야기들을 더하면 10,000자정도 나오는 것같다. 이제는 후각과 미각이 돌아왔고 밥을 먹을때마다 그 맛들이 얼마나 선명한지 느끼고있으며 좋아하는 노래들을 다시 듣기 시작했고 작업도 천천히 마음가는대로 해내는중이다. 전보다 부드럽고 말랑해진 스스로의 모습으로 살아가고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있었으니 가능했으며 동시에 내 스스로도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분이랑 대화를 나누다가 얼마나 멋진 어른이 되려고 얼마나 개쩌는 사람이 되려고 지금같은 시련을 겪는걸까요 라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그러기위해서 앞서 쓰여진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생각한다. 운명론을 그렇게 믿는건 아니지만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삶이 그 이야기를 나한테 하고싶어서 나한테 지금 말해야만해서 벌어진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갈 또다른 삶이라는 긴 시간동안 더 잘해낼수있고 더 행복해질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번에는 한번 뒤돌아보고 주변을 보라고 나한테 말을 걸었구나 생각하기로했다. 이 글을 누군가가 읽을지는 모르지만 나의 이런 시간들을 공유하는 이유는 내가 우울증에 한참 허우적거리고있을때 웹서핑을 하다가 누군가가 본인의 우울증에 대해 쓰고 그를 담담하게 고백하고 어떤 일상을 영위했는지 그리고 어떤 대처를 해왔는지 적어둔것을 보고 많은 위안을 얻었었다. 누군가 내 글을 보지않더라도 그냥 나는 그런 도움을 받았으니 이렇게 괜찮아질수 있었으며 또다시 그렇게 된다해도 다른방식으로 아니면 이번에 해본 방식으로 대처해볼수있겠다 생각이 들어 작성했다. 지금 힘든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삶을 살아갈수있을것이다. 나의 방법이 누구에게나 다맞지않고 맞더라도 어느디테일한 부분들은 맞지않게 다가올것이다. 그것도 괜찮다. 그런점이 삶이 재밌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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